2011. 7. 25. 02:51
샬럿브론테의비밀일기
       제인에어의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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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시리 제임스 (좋은생각,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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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에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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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샬럿 브론테 (열린책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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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에어(하)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문학선
지은이 샬럿 브론테 (열린책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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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에 접어들면서, 책을 읽는다는 것이 내게 새로운 느낌과 감성을 가져다 주게 되었다. 어렸을 때 읽었던 책의 느낌과는 새로운 감동으로, 새로운 느낌이, 다른 생각들이 읽는 내내 내게 스며 들었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할때 흔히 드는 책의 예가 어린왕자일 것이다. 6살때 읽어본 어린왕자와, 12살때 읽어본 어린왕자, 17살때 읽어본 어린왕자, 그리고 20대가 된 지금(20살 이후로 나이를 새지 않기로 했다. 뭔가, 너무 슬프기에....ㅠㅠ)에 이르러서 읽는 어린왕자가 주는 느낌과 감동, 생각이 전혀 다르다는 것은 읽어본 이들은 모두 공감하는 예일 것이다.


  어느때보다 한산한 방학(길고 길었던(?) 안드로이드 수업이 종강했을 즈음에-), 뭔가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나는 학교 도서관을 찾았다. 그곳에서 한 책이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그 책이 아마 '샬롯 브론테의 비밀일기'였을 것이다-(이 책을 빌릴 당시 다른 여러 책들을 빌렸기에- 추측해 본다-) 제인에어의 탄생이라는 부제는 내게 알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왔다. 사실 제인에어라는 책은 어린시절(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나이때 쯤에 읽었을 것이다-)때 보았던 책이기에, 이미 내용 대부분이 기억에 사라지고, 그저 고아인 제인. 로체스터 씨. 이런 이름정도가 남아 있었을 뿐이었다. 다시 보게 되는 '제인에어의 탄생'의 제인은 내게 어린시절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알수 없는 끌림과 어릴때의 감성을 추억하며, 두껍다는 느낌을 주는 이 책을 뽑아 들게 되었다.


 주말의 여운을 빌려 읽은 '샬롯 브론테의 비밀일기'라는 책은 놀라움 자체였다. 저자인 샬롯브론테에 대한 알 수 없는 존경과, 그들 자매(에밀리, 앤, 샬롯)의 창작에 대한 열정이 오롯히 담겨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샬롯의 동생인 에밀리 브론테가 '폭풍의 언덕'의 저자라는 것.- 창작에 대한 열정과 환상, 상상력은 신이 인간에게 부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도 자아내게 하였다. 실제로 그들 남매(그녀의 언니인 마리아와 엘리자 베스는 이미 어린나이에 생을 마감했기에, 제외하고 샬럿과 에밀리, 앤, 브랜웰) 모두에게는 세상의 아름다운과 환상의 세계를 볼 수 있는 또 다른 눈이 있었던 것 같다. 풍요로운 상상력과 눈부신 열정. 시와 소설을 써서 서로 토론하는 그 모습들이 너무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들의 열정의 아름다움을 배반하듯, 남매와 자매들 모두(샬럿까지-) 폐병으로 삶을 마감하였다.


  저자가 그 시대 상황을 그릴때, 여성으로써, 학문에 대한 열정이 억압되고 그저 '남편을 잘 내조하는 부인'을 필요로 하던 그 시기에, 자신의 존재를 독립적으로 여기며, 학문을 추구하고, 지혜를 열망하며, 창작을 불태웠던 그녀의 삶이 너무나 놀라웠다. 어떠한 책의 저자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보기는 아마 이번이 처음일 줄도 모르겠다. 그렇게 주말은 흘러갔고, 새로운 한주을 맞이하게 되었다. 샬롯의 생애가 담긴 이야기는 내게 지속적인 여운을 가져다 주었고 그 여운에 이끌려 다시금 '제인에어'라는 책을 집어들게 끔 하였다.


  제인에어에는 많은 번역본들이 있지만, 굳이 '열린책들'의 번역본을 택하게 된 이유에는 큰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굳이 이 글에서 언급하는 이유는, 책의 번역체가 굉장히 좋고, 읽으면서 깔끔하다는 느낌이 받았으며, 기존에 정말 감명깊게 읽었던 '연을 쫓는 아이'를 번역한 '이미선'씨가 번역한 책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굉장히 깔끔한 문체로 번역하신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기록해 둔다.(물론, 민음사의 책들도 참 잘나왔다. 열린책들의 옮긴이의 '이미선'씨를 보지 못했다면 나는 언제나 그랫듯 아마 주저 없이 민음사의 책을 집어들었을 것이다.)
 

 제인에어는 줄거리를 이야기 하기 보다 책에 담겨져 있는 것들에 대해 기록을 남기고 싶다. 
제인에어는 지금껏 읽어온 어떤 책보다 더 기독교 적이고 종교적인 책이었다. 책 곳곳에 나온 성서에 대한 인용과 , 종교적 인생관을 지닌 인물들(대표적으로 세인트 존.- 그는 사랑없이 단지 종교적 헌신만을 강요하며 '하나님이 택정해 주신 뜻을 따라야 한다'며 제인에게 억압적인 청혼을 하였다.)이 그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모든것을 잃고, 폐허가 되었을 때 사랑과 헌신으로 찾아온 제인을 보며 로체스터는 마지막에 이러한 말을 한다. "이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오. .... 하느님께 감사드릴 분이오. ... 심판의 한 가운데서 자비를 기억해 주신 창조주께 삼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보다 더 깨끗한 삶을 살 수 있는 힘을 부여해 주시길 구세주께 간절히 청합니다." 이러한 로체스터의 말 속에 그의 지금껏 살아왔던 비도덕적이고 방탕한 삶(아내가 살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를 두고 다른 여자와 두번의 결혼을 시도. 일부일제라는 기독교 질서를 훼방. 여러 정부를 두었던 것들.)을 회개하고 기독교적이고 도덕적인 새로운 인격체로 재 탄생함을 의미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 다른 인물은 제인 자체일 것이다. 그녀는 로체스터를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그와의 결혼에 의한 도덕성의 훼손과 타락을 경계했다. 자신의 로체스터를 사랑하는 열정을 억압하고, 그녀의 도덕성을 지켰다.(로체스터에게 미치광이 아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그녀는 로체스터를 떠났다. 아내가 있는 남자와 사랑하는 것이 '죄'라 여겼기 때문이다. 정부로써 여겨지게 됨을 경계하였다.) 그리고 로체스터가 가장 비참한 처지(눈이 다쳐 장님이 되고, 손필트 가가 불타 없어지고, 한 손을 잘라냈을때, 물론 그녀의 아내는 스스로 저택을 뛰어내려 죽고 없을때-) 일때 그 앞에 나타나 자신의 변함없는 사랑을 말하며, 그를 베필하며, '독자적'인 삶을 살게 된다.

  여기서 가장 주목해 봐야 할 점이 그 '독자성'인데, 샬롯브론테의 삶 속에서 여성은 독립적인 존재이며, 남성에게 의존하며 사는 것이 삶의 온전한 기쁨이 아니다는 가지관을 보여주는 결론에 있다. 마지막으로 제인은 삼촌으로 부터 물려받은 유산으로 경제적인 독립을 성취하여, 제인과 로체스터의 결혼은 독립적이고 동등한 존재의 결합이 된다. 기존의 소설들이 보여주었던 '신데렐라 판타지'가 여기서는 여실히 깨짐을 보여준다. 이러한 면은 작가의 가치관이 반영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시대에 이러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혁명이요, 큰 결실이라 생각된다.




  이에 부수적으로 '브로클허스트 목사'와 같은 위선적인 인물이나, 제인이 '로우트 학교'당시 사랑한 친구 '헬렌 번스'의 사랑(기독교에서의 오른빰을 맞으면 왼빰을 내어주고 속옷을 내어달라 송사하면 겉옷까지 주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인물)이나, 세인트존 리버스와 같은 사람에 대해서는 이름정도만 언급하고 글을 마칠까 싶다.


  책의 해설을 빌어 마지막을 맺자면, 제인에어는 연애소설, 고딕소설, 종교적인 주제를 다룬 소설로써분만 아니라 종교적인 위선에 대한 비판을 포함한 사회 비판서이자 주인공 제인 에어의 정신적, 정서적 성장을 다룬 교양 소설 혹은 성장 소설로도 익힐 수 있다. 또한 현실에서 좌절된 콘스탄틴 에제에 대한 샬롯 브론테의 소망 성취를 보여주는 정신 분석학적인 텍스트로도 해석이 가능하며 억압된 여성의 역할을 재고찰하고 버사 메이슨을 제인 에어의 거울 이미지로 해석해 볼 수 있는 페미니즘 소설, 혹은 영국의 백인들이 버사 메이슨 같은 식민지 출신들에게 느끼는 인종적인 편견을 보여 주는 사회 문화적인 텍스트로도 해석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제인에어_열린책들 p.754)


10년뒤에 이 책을 다시 보게 되었을때, 내게 어떤 느낌과 감성을 줄지 궁금해 진다. 책을 덮고 한동안은 제인에어의 향취가 깊이 배어 길을 걸으면서, 때론 꿈속에서도 그녀의 삶이 그려질 지도 모른다. 시간이 난다면, 원문을 읽어보고 싶다.(물론 영어공부가 선행되어야 겠지만-). 샬롯 브론테(1816~1855)와 같은 저자가 이 시대에도 살아 숨쉬길._ 그 열정이 바람처럼  내 곁에 깃들길..




+) 쓰고보니.. 문체가 거의 괴발새발.... 언제쯤, 정돈된 문체를 갖게 될까... 
   글쓰기는, 연습에, 연습에, 연습을 거쳐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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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마지막 해커_황유석  (0) 2011.02.26
Posted by Triany
2011. 2. 26. 00:14
  
 책 이름과 재미있다는 평만 듣고 덜컥 구입한 책이다. 1998년 천리안 시절에 유니텔에서 연재되었던 책을 재출간한 책이다.케빈미트닉의 '해킹. 침입의 드라마' 와 같은 류의 책이라 기대하고 산 책이었으나 공포소설이었다.
 추리와 공포가 섞였다고 표현하는게 옳을려나.. 순간 순간, 호기심과 기대를 반복하며 페이지를 넘겼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도저히, 책을 읽는 것을 중단시킬 수 없었다. 점심시간대 전부터 읽은 책인데, 점심식사도 잊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정신없이 읽었다.
  책에는 실제로 내가 기대한 내용은 없었다. 책에서 언급된 컴퓨터 용어라고는 'C언어로 작성한 파일'과 '링킹'하고 '컴파일'하고 '실행'했다 정도였다. 해킹에 대한 지식으로 푼 책이 아닌 상상력과 사람들의 심리를 잘 푼 책 같다.
 '호기심'이라는 것. 그리고 호기심으로 자초한 죽음... 해커들의 호기심.. 나역시도 해커들이 처한 상황과 동일한 상황에 처했다면 같은 결정을 내렸을 지도 모른다. '호기심'과 '공포', 그리고 '두려움' 그 모든 감정을 주인공과 함께 느꼈다. 
 마지막은 좀 허무한 면도 없잖아 있었지만,, 
 이 소설은 문체나, 문장력으로 평가하기 보다는 작가의 상상력과 독자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해서 썼다는 점에서 정말 칭찬해 주고 싶다. 오랫만에 흡입력 있는 책을 읽은 듯한 기분이다. (1부까지 꽤 괜찮은 소설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솔직히 2부에선 좀 엉성했다...;;)

 참고로. 해킹이나 컴퓨터에 대한 어떠한 내용을 기대하고 읽지 말것. 그저 긴장감과 공포를 뛰어넘는 호기심을 맛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Posted by Tri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