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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12 [센과치히로의행방불명] '자본주의'적 단상(斷想)아래서..
2010. 9. 12. 20:44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영화제 후보부문 관련인물 수상여부
제7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2003) 장편애니메이션작품상 미야자키 하야오 Winner
제25회 일본 아카데미상 (2002) 최우수작품상 Winner
제16회 씨네키드 영화제 (2002) 심사위원상 미야자키 하야오 Winner
제28회 LA 비평가 협회상 (2002) 애니메이션상 미야자키 하야오 Winner
제67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 (2002) 장편애니메이션작품상 미야자키 하야오 Winner
제5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2002) 금곰상 미야자키 하야오 Winner
제3회 전주국제영화제 (2002) JIFF 최고인기상 미야자키 하야오 Winner
제2회 전주국제영화제 (2001) JIFF 최고인기상 미야자키 하야오 Winner
 


어릴적, 단지 '재미있는 만화'정도로 봤던 일본 애니메이션. 20대가 보고 다시 봤을 때 느낌은 그때와 전혀 새로웠다.
소설, 시, 영화 등은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라는데.. 30대가 되고 다시 본다면 또 다른 느낌으로 내게 감동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위 작품은 자본주의를 상징해 축약하고 있다.

치히로의 부모들은 맛있는 냄새를 따라 주인도 없는 가게에 가게된다.
 "일단 먹고 돈은 나중에 내도 되잖아요."라는 말과 함께 주인의 허락을 맡지도 않고 음식을 먹는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먼저 먹고 돈을 내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세계는 일종의 규칙, 규율, 법으로 사회가 만들어져 있다. 이러한 것을 어긴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인간(치히로의 부모)이 돼지로 변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일하지 않고 먹는 자는 동물 '돼지'와 같은 자라는 비유를 함축하고  있다.
돼지는 기본적으로 게으르고 더러운 동물이다. 일하지 않는 자를 그와 같이 나타내는 것이다.



"이 세계를 지배하는 건 유바마다.
 이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일을 하겠다고 해야 한다."    - 하쿠
이 세계는 즉 우리의 세계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누구나 다 일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자본주의를 강도 높이 담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

1) 석탄을 하루 종일 나르는 검댕이 들.
"이 한심한 녀석들아 보통 숯검댕이로 돌아가고 싶은 거냐?
 일을 하지 않으면 이녀석들 마법을 사라지고 마니까"
   하루 종일 일을 하다 주는 별사탕(밥)을 먹고 기뻐하는 모습




2) 쉴 새 없이 일하는 가마 할아버지
손이 6개나 되고, 밥먹을 시간조차도 없어 앉은 자리에서 모든 걸 해결한다. 극중 자세히 보면, 가마할아범 주변에 쌓인 담배꽁초와 먹고 난 그릇, 물은 주전자 째로 먹는 것을 볼 수 있다. 손이 6개나 되는 것은, 이 가마할아범이 2-3사람 이상의 일을 해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3) 가마할아범은 '치히로를 유바마에게 보내달라고 부탁'하며 그 댓가로 도마뱀 한마리를 준다.
    자본주의의 세계에서는 공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이 작품은 인간의『정체성』이라는 무거운 얘기를 가볍게 나타내고 있다.
치히로가 유바마에게 가섯 계약서를 쓰는 장면에서 엿볼 수 있다.
치히로는 일정한 단체에 속하게 되면서 치히로라는 이름이 센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된다.
일을 하게 되면서, 나라는 존재는 사라지고, 나는 사회의 일원이 되면서 나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우리사회의 모습을 담았다.
'이 세계를 나가기 위해선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  하쿠의 말이다.
나라는 정체성을 갖고 지키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주목해야 할 씬
1. 온천에 부패신이 찾아옴.
 아무리 더럽고 부패가 나도 그것이 돈이라면 받아야 한다는 자본주의 세계를 보여준다(사장인 유바마가 받으라고 함)
 부패신이 깨끗해 지고 나서, 부패신의 몸에서 여러 고철과 함께 사금이 나온 걸 보며 '떼돈벌었어!"하며 기뻐하는 유바마의 모습도 볼 수 있다.(치히로를 꽉 껴안는다)
 또한 신기한 것은 이 장면을 보다보면, "아, 일본의 온천에 들어간다면 부패신이 깨끗해 진 것 같이 '아무리 더러운 존재가 들어가더라도 깨끗히 하고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하는 생각이 들게 끔 만든다.
이 장면에서 시사하고 있는 다른 점은  인간이 편리한 삶을 살고자 해서 환경을 파괴시켰다는 점과, 이러한 것은 결국 인간들이 함께 연합하여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부패신은 사실은 강이었다. 사람들이 오염물질을 너무 많이 버려서 부패신이 된 것이다.)

2. 가와나시의 모습.
 돈이면 모든걸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비뚤어진 방식으로 표현한다.(가와난시의 삐뚤어진 입)
 또 이곳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금(사금)이라는 것도 보여준다.
 돈이 있다며 돈을 뿌려대며 이것저것 더럽게 먹어 치우는 것도, 인간의 더러운 욕망을 보는 듯 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는 다른 작품과는 달리 선과 악의 대립이 없다.
예를 들자면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나니아 연대기 등의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작품들이 공통으로 잡고 있는 주제는 '선과 악'의 대립이다. 그리고 이 작품들은 끝에는 항상 '선이 악을 이긴다'로 결말을 짓는다.

하지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어느것이 선인지 악인지의 규정이 없다.
자본주의를 어떠한 선과 악으로 규정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작품 곳곳에서는 감독의 센스도 엿볼 수 있었는데, "너 가마 할아범한테 고맙다는 인사했어? 그만한 예의도 몰라?"하며 아이들에게 은연중에 예의있게 살아야 함을 말한다. 
또 영화 곳곳마다 잘 어울러지게 일본영화라는 표시를 해 두었다. 대표적으로 온천, 주먹밥 등의 소품에서 이를 보여 주었다.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으로 1.재미도 있고, 2.작품성도 갖고 있고 3.시사하는 바를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이러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지..감독의 능력이 대단하다.
위 감독은 이 외에도 최근 상영중인 마루 밑 아리에타,  토토로 등을 제작하였다.
 




Posted by Tri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