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6. 12:08
 

[로마 연합]
   제 2차 포에니 전쟁의 현자유 증인이기도 한 픽토르는 '로마 연합'에 가맹한 동맹국이나  각 지방에서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을 열거했는데, 이 기록을 보면 로마인은 패배자조차 자기들한테 동화시켰다고 말한 플루타르코스나 '로마 연합'을 정치 건축의 걸작이라고 평한 토인비의 주장이 전적으로 옳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후세의 우리가 기원전 4세기 초에 로마에 패한 뒤 소멸해버린 줄 알았던 에트루리아 민족은 기원전 3세기 말의 이 시점에서도 5만 명의 보병과 4천 명의 기병을 동원할 수 있는 '로마 연합'의 훌륭한 일원이었다. 또한 기원전 4세기부터 기원전 3세기에 걸쳐 40년동안이나 로마와 사투를 거듭한 끝에 패배한 삼니움족도 7만 명의 보병과 7천 명의 기병을 동원할 수 있는 '로마 연합'의 동맹자였다.
   로마는 이 패배자들을 피지배민족이라는 소극적인 존재가 아니라 '소키'-이 말은 현대 이탈리아어에 공동 경영자를 뜻하는 낱말로 남아있다.- 라는 적극적인 존재로 대우했다. 그렇기 때문에 가도를 비롯한 로마의 '사회간접자본'설비에서도 동등한 대우를 받았다. 그리고 이것이 제 1차 포에니 전쟁에서도 승리한 요인의 하나가 되었지만, 한니발과 대결하는 제 2차 포에니 전쟁에서도 로마가 가진 진정한 힘이 되었다.


[한니발과 스키피오 episode]
    자마 전투가 있고 몇 년 뒤에 한니발과 스키피오가 우연히 로도스 섬에서 만나 나누었다는 대화의 발췌문이다. 12세 연상인 한니발에게 스키피오가 정중하게 물었다.
 "우리 시대에 가장 뛰어난 장수는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한니발은 즉석에서 대답했다.
   "마케도니아의 왕 알렉산드로스요. 페르시아의 대군을 소규모 군대로 무찔렀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경계를 훨씬 넘어선 지방까지 정복한 업적은 실로 위대하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소."
   스키피오가 다시 물었다.
   "그럼 두 째로 뛰어난 장수는 누굽니까?"
   한니발은 이번에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에페이로스의 왕 피로스요. 그는 우선 병법의 대가요. 그리고 숙영지 건설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인식한 사람이기도 하오."
   스키피오는 다시 질문을 계속했다.
   "그렇다면 세번째로 뛰어난 장수는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카프타고의 명장은 이 질문에도 주저없이 대답했다.
   "그건 물론 나 자신이오."
   자마 전투를 승리로 이끈 업적으로 '아프리카누스'라는 존칭까지 받은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는 이 말에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만약 장군께서 자마에서 나한테 이겼다면?"
   한니발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렇다면 내 순위는 피로스를 앞지르고 알렉산드로스도 앞질러 첫번째가 되었을 거요."
  
 
   ....
   고대 로마에서도, 루키아노스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든 로마인이 구국의 영웅인 스키피오보다 적인 한니발이 더 뛰어난 장군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해 있었다. 한니발의 불행은 우수한 제자(스키피오)가 적군 쪽에서 나와버렸다는 점이다.
   그리고 한니발은 전략가로서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 '로마 연합'을 쉽게 해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점이다. 사회 계급이 고정되어 있는 카르타고 출신의 한니발은 이기면 아량을 베풀어 패자까지도 협력자로 만들어 버리는 로마인의 방식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3차 포에니 전쟁 발발시 그리스 침략)
 기원전 146년은 로마가 '온건한 제국주의'에서 '엄격한 제국주의'로 방침을 바꾼 해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게 된다. 같은해에 카르타고가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게 된 것도 불행한 우연이 초래한 결과였다.
Posted by Tri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