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모든 것을 파괴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그러나 시간은 또한 우리가 싫어하는 모든것, 모든 사람들, 우리를 증오하는 모든사람들, 그리고 또 고통, 심지어 죽음까지도 파괴하는 장점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결국 시간은 우리들 자신을 파괴함으로써 우리의 무든 상喪과 모든 고통의 원천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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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먹을수록 나는 어린 시절에, 그리고 대학시절에 영재 학생이 되지 못했던 것을 애석해한다. 모든 책을 미친듯이 읽고 수학과 음악, 그리고 모든 지적 체조에 뛰어나고 모든 언어에 능통하다는 것. 인간의 모든 지식이 축적된 어마어마한 머리. 이쯤 되면 한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여행, 사랑, 나아가서는 온갖 발명을 대신 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리하여 나는 괴테의 작품 처음에 나오는 파우스트에 반대하고 나서는 것이다. 파우스트는 늙어가면서 자신이 세상 만사 모르는 것이 없지만 진정한 삶을 사는 것을 잊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나와 파우스트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극가 백과사전 못지 않은 지식을 갖춘 결과 자신은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다, 그 모든 것은 다 쓸데없는 잡동사니 지식에 불과하다, 그보다는 차라리 자신의 친구들처럼 술을 마시고 여자들의 뒤꽁무니나 따라다니는 편이 더 낫다는 결론을 얻어 낸다는 점이다.
내가 볼 때 지식은 비길 데 없이 아름답고 심오한 것이다. 철학에는 기 이를 알 수 없는 빛이 있고 수학에는 온갖 절묘한 감칠맛이 있으며 여러가지 과학에는 전광석화와 같은 효율성의 열쇠가 담겨 있으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 무엇보다도 문학과 예술에는 장엄하고 위대한 아름다움이 있다.
그러나 이런 모든 풍요로움을 획득하려면 그만한 자격이 있어야 한다. 아, 그 무슨 마술지팡이로 탁 건드려 다시 열살 먹은 어린이로 돌아가서 지금 내가 아는 것을 모두 다 알고 모든 것을 다시하고 더 보람있게, 더 강하게, 요컨데 완전하게 산다면. 그 어떤 완전한 삶을 영위한다면. <미셸2 혹은 완전한 삶>이라고 제목을 붙인 어떤 소설의 구상.
'완전한 삶'에 있어서의 큰 문제 : 창조와 발명의 <총람>, 그리고 거기에 따르는 불균형, 결함 및 실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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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건 원하지 않건, 우리 자신이 의식적으로 전혀 개입하지 않은 채로, 삶이란 '여러시기들'의 연속이다. 규칙적으로 하나의 시기가 끝나면 또 하나의 시기가 시작된다.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것이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 심각한 병, 직업의 변화, 이사, 절교 등등. 흔히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비로소 "한 페이지가 넘어갔다"는 것을, 분위기가 변했다는 것을 의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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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 vis vitam para mortem(삶을 견디려거든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라)-프로이드의 말-.
삶이 필요 불가결한 요소인 죽음, 충만하고 온전한 삶은 그 스스로의 죽음을 내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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